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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경제 핫 클립] “넓은 닭장, 배부른 소리”…갈 길 먼 동물복지
달걀 껍데기에 적힌 숫자. '난각 번호'라고 하는데, 자세히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여러 정보를 담고 있는데, 끝자리는 이런 뜻입니다. 1로 끝나면 풀어놓고 키웠다, 4는 정반대, 좁은 닭장에서 키운 닭입니다.가장 불행할 4번만큼은 내년엔 퇴출할 계획이 있었는데, 배부른 소리가 돼버렸습니다.[KBS '뉴스7'/2017년 8월 :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일제히 달걀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농식품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 1,400여 곳을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017년 '살충제 달걀' 파동. 문제가 된 건 피프로닐 성분. 진드기를 제거하는 살충제였습니다. 좁디좁은 닭장에서 밀집 사육을 하다 보니, 진드기가 너무 생겨 약을 친 게 화근이 됐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은 해 조류 인플루엔자도 창궐했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닭을 키우자는 대책을 정부가 내놨습니다. 난각 번호에 사육 환경을 담는 것도 그때 시작됐습니다. 최종 목표는 닭 한 마리당 사육 면적 최소 0.075㎡. 잡을 때 잡더라도 살 땐 좀 행복하게 해주자, 동물복지 차원이었습니다. 닭 사육 농가에는 2025년 9월까지 준비 시간을 줬습니다. 상당수 농가는 반발했습니다. 닭장을 넓히면 달걀은 비싸질테고, 달걀 생산도 줄 거라고 했습니다. 동물복지가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지난달 헌법소원도 냈습니다. 결국 정부가 물러섰습니다. 2027년 9월까지 준비할 시간을 2년 더 주기로 했습니다. 일명 '케이지 프리', 아예 닭장 자체를 없애자던 쪽에선 퇴행이라고 비판합니다. 관건은 소비자의 선택입니다. 닭의 불행과 싼 달걀, 닭의 행복과 비싼 달걀. 둘 중 어느 쪽인가요. 지금까지 경제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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