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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주권 눈앞에 두고…산재로 꺾인 몽골 청년 '강태완의 꿈'
[앵커] 5살 때 몽골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강태완 씨, 강 씨는 한국인처럼 자랐지만, 서류 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등록 이주 아동'이었습니다. 그렇게 32살이 된 강씨가 영주권 취득을 눈앞에 두고 일터에서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몽골에서 온 32살 강태완이라고 합니다.] 이 청년은 한국인입니다. 한국인이 아니지만 분명히 한국인입니다. 지난 1997년 엄마를 따라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5살 이주 아동은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에 갔고 본명 '타이왕' 대신 '태완이'로 자랐습니다, 현실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고 강태완 : 중학교 때 친구랑 싸우게 됐는데 친구 부모님이 경찰을 부른다고 하셔가지고 담임 선생님께서 이제 경찰까지 오게 되면 한국에서 쫓겨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큰 태완이, 이삿짐 나르고 공장 막일을 전전했습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제대로 된 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희망이 생겼습니다. 지난 2021년 법무부가 자진 출국한 미등록 이주민에게 재입국 기회와 체류 자격을 주기로 했습니다. [고 강태완 : 말도 안 통하고, 모르는 말을 쓰고, 모르는 데 와서, 여기 도착한 순간부터 항상 그리웠어요. 집에 가고 싶다.] 고향에 갔던 청년은 다시 돌아왔고 전북 김제 한 특장차 업체에 취업했습니다. 지난 6월 체류 자격을 받았습니다. 이대로 몇 년이면 영주권을 취득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청년은 진짜 한국 이름을 갖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 8일 시험 작동하던 장비 사이에 끼여 숨졌습니다. [이은혜/고 강태완 씨 어머니 : 멀리 가는 드라이브 아니고 저 일하는 회사에서 집 같이 가는 드라이브였어요. 처음이고 마지막이었어요.] 청년은 월급 받으면 엄마와 드라이브하고 싶다던 소원 하나만 이룬 채 떠났습니다. 태완이와 같은 처지인 미등록 이주 아동은 2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화면제공 이주와인권연구소·닷페이스] [영상취재 장정원 / 영상편집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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