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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특파원 현장] 한식 열풍 찬물 끼얹는 ‘정체불명 한식당’?
[앵커] K-콘텐츠 인기와 맞물려 프랑스에서는 한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더 뜨겁습니다. 최근에 많은 한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고, 중국인들도 한식당 운영에 뛰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파리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안다영 특파원,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 다양한 종류의 한식이 대중화되고 있다고요? [기자]현재 파리에서 영업 중인 한식당은 약 300개 안팎으로 추산되는데요. 한식 열풍을 반영하듯 최근 2년 사이에 많은 한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비빔밥과 불고기로 대표되던 K푸드는 이제 길거리 음식으로 확대돼 더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치킨과 떡볶이, 라면 등 분식류를 주 메뉴로 하는 한 식당인데요. 10대와 20대가 많이 찾고 있습니다.[미리암 엠사닥/한식당 손님 : "K-드라마를 보다 보면 (등장인물들이) 음식 먹는 것을 자주 볼 수 있게 되는데, (저도)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검색해서 한국 음식점을 찾게 됐습니다."] [앵커] 한식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늘고 있다고요. 안 특파원이 직접 찾아가 봤죠? [기자] 최근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파리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체인점 세 곳을 둔 중국계 한식당을 찾았습니다. 식당 내부는 한글 네온사인 간판을 달아놨는데 자세히 보니 띄어쓰기는 엉망이고요. '동해님부선' 같은 이상한 단어도 보입니다. 취재진은 매운 소불고기와 '서울식 국수'라고 쓰인 메뉴를 시켜봤습니다. 보기부터 한식과는 달랐고요. 맛도 한식이라기보다 중식에 가까웠습니다. 현지인들에게 인기인 또다른 식당입니다. 순두부와 김치찌개, 비빕밥을 시켰는데 겉으론,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맛은 딴판이었습니다.이런 식당들의 리뷰에는 정체불명 음식이란 평가가 줄을 잇습니다. 특히,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한식으로 오해할까 우려도 많습니다. [앵커] 중국인들이 잘 되는 한식당을 넘겨받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교민들 사이에서는 한편으론 이것도 걱정거리라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중국인이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는 건 전혀 아닙니다. 다만 앞서 보신 사례들처럼 한식이라면서 엉뚱한 음식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우려가 깊습니다. 실제 중국인에게 인수된 뒤 일부 한식당은 맛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최근 중국인들이 거대 자본을 무기로 한식당을 인수하는데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이를 막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이용경/프랑스 한식문화협회장 : "(중국인들은) 현금을 진짜 이만큼 가져오세요. 팔래 안 팔래(라고 하며). 중국 분들은 거기에 더 웃돈을 얹어서 주시기 때문에 이제 거기서 또 (한국인들과는) 승부가 안 되죠."] [앵커] 한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기자] 과거 프랑스에서 일식 열풍이 불 때 일본 식당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고심 끝에 일본은 본래 요리법과 정체성을 지키는 식당에 인증 마크를 주는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한식당 역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해 손님들이 구별할 수 있게 한다거나, 한식당을 운영하는 중국인을 상대로 한식 요리법 교육을 해주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은정/영상편집:이인영 한미희 이웅/자료조사:김세현 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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