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 경매에 참가했던 응찰자가 입찰 금액을 잘못 기재해 6억 원대 매물을 1000배 넘는 가격에 낙찰받는 일이 발생했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전용 85㎡ 매물이 6700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저 입찰가인 6억4000만원의 1000배가 넘는 금액이다. 같은 날 동일한 조건의 85㎡ 매물은 6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매물은 지난달 15일 한 차례 유찰됐고, 감정가의 80% 수준인 최저입찰가 6억4000만원에 다시 경매가 진행됐다. 입찰보증금은 최저입찰가의 10%인 6400만원이다. 경매에 참여한 응찰자는 6억7000만원을 써 내려다 실수로 '0'을 세 개 더 적어낸 것으로 추측된다. 낙찰자는 계약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나, 이 경우 최저입찰가의 10%인 보증금 64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다. 실수로 입찰표를 잘못 써서 제출한 경우는 법원에서 매각불허가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워 구제가 쉽지 않다. 입찰가를 터무니없이 제시해 경매 진행을 방해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숫자 입력 실수로 거금의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경매 매물 중 낙찰가율 500%를 기록했던 경매건수는 총 8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도 경기 화성시 소재의 한 아파트가 감정가의 806.6%인 31억6999만원에 낙찰됐다. 이 경우도 낙찰자가 정찰 시 제출했던 보증금 3000만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는 “법원에서 한 참가자가 ‘0′을 하나 더 적어 8억짜리 매물을 70억원대에 낙찰받으며 입찰보증금을 날렸다. 낙찰자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밖으로 실려나갔다”는 목격담이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는 한글이 아닌 숫자를 수기로 입찰표에 기재하는 것이 익숙지 않아 발생한다. 입찰표를 처음 작성하는 경매 초보자들 사이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