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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또 속은 한국..사도광산 추도식, 첫 행사부터 파행
[파이낸셜뉴스] 일본이 또 우리나라를 속였다. 일본 사도광산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추도식을 열기로 합의해놓고, 일본 정부 대표 참석자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던 인사를 보냈다. 우리 정부와 강제노동 피해자 유족 측은 반발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그럼에도 일 측은 추도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우리 측 참석자들은 자리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추도식이 열리기 불과 이틀 전에 통보한 대표 참석자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 탓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2022년 참의원 당선 직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더구나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선거 과정에서 한일 과거사 갈등을 두고 우리나라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도 있다. 이번 추도식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면서 한일 정부가 합의한 사안이다. 사도광산에서의 강제노동 역사와 반성을 담아야 한다는 우리나라와 유네스코의 요구에 따른 조치 중 하나다. 그런 자리에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노동을 일으킨 주체인 태평양전쟁 전범들에게 고개를 숙인 인사를 대표 참석자로 보낸 것이다. 이런 인사가 추도사에서 조선인과 강제노동을 직접 언급하며 진정한 사죄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올뿐더러, 피해자 유족은 물론 나아가 우리나라에 대한 모욕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우리 외교부와 강제노동 피해자 유족들이 사도섬에 이미 도착해있음에도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는 이유다. 일 측은 오히려 유감을 표하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이날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판단으로 외무성에서 홍보문화 및 아시아 대양주 정세를 담당하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을 결정한 것”이라며 “일한 정부 간에서 정중한 의사소통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 측이 불참한다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 측의 이런 태도 탓에 추도사 내용도 끝내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추도식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사도섬 내 다른 장소에서 별도로 추도식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도광산과 같이 세계유산 등재하며 한일 과거사 반성을 반영키로 약속하고는 대놓고 어긴 사례는 또 있다. 2015년 군함도 등재 때다. 일본은 당시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센터를 현장이 아닌 도쿄에 설치한 데다 강제성을 부인하는 자료까지 전시했다. 앞서 외교부는 사도광산 등재 합의 과정에서 군함도 사례를 고려해 일본으로부터 확실하게 약속을 받아냈다고 강조해왔다. 사도광산 인근에 조선인 강제노동 관련 전시와 매년 추도식 개최를 대표적으로 내세워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군함도에 이어 사도광산까지 또 다시 일본에 뒤통수를 맞게 된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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