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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감귤, 제주용과…기후변화가 바꾼 과일 상
빨간 사과, 노란 감귤, 크고 동그란 배…. 그동안 상식처럼 알고 있던 '맛있는 과일'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맛있는 사과'의 기준은 더 이상 빨간색이 아니고, '맛있는 귤'의 기준은 노란색이 아닙니다.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화하면서 사과가 빨갛게 물들거나 귤이 노랗게 익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가을이 되면 나뭇잎의 엽록소가 파괴되며 단풍이 들듯이, 과일도 밤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교차가 커져야 노랗고 붉은 색이 듭니다.하지만 올여름처럼 늦더위가 이어지며 밤에도 기온이 많이 떨어지지 않으면 예전처럼 과일 색이 들지 않게 됩니다.기후가 빠르게 변하면서 농촌진흥청 등 농업 관련 연구기관에서는 달라진 기후에도 맛있게 잘 키울 수 있는 과일을 만들기 위해 품종개량을 서둘고 있습니다.대표적인 것이 감귤입니다.8월이나 9월에 수확하는 '극조생' 감귤은 당도가 낮은 편이었는데, 이를 개선한 품종 그린향이 시장에 나왔습니다.이름부터가 그린향입니다. 당도는 높은데 과육이 먼저 익고 껍질 색이 노랗게 변하기 때문에 '초록색이어도 맛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브랜드 명을 '그린'향이라 붙였습니다. ■ 제주도, 감귤 '노란색' 착색기준 없애고 당도 기준 강화 그동안 감귤의 품질 유지를 위해 '감귤의 50% 이상이 노란색으로 착색돼야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는 기준을 두었지만, 이 기준도 올해 바꿨습니다.제주도가 올해 감귤 생산· 유통 조례를 개정해 착색 기준을 없앤 겁니다.당도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당도만 높으면 판매할 수 있도록 색깔 기준을 없앴습니다.대신 노지 감귤의 당도 기준은 더 높였습니다.올 여름 제주도 서귀포 지역의 열대야 일수가 60일을 넘어서자 앞으로는 '초록 감귤'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반도 '아열대 기후' 확대…아열대 작물 재배 연구 아열대는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고,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8℃ 이하인 기후대입니다.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꼽힙니다.하지만 앞으로 기후 변화 대응에 따라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의 반 이상이 아열대 기후대에 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제주도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 적합한 아열대 작물을 연구하는 대표 기관입니다.망고나 무화과 등 아열대 과일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어 국내 소비층이 확인된 만큼, 아열대 작물을 우리나라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온난화대응 농업연구소에 있는 한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니 위아래로 뻗어있는 선인장이 눈에 들어옵니다.화려한 모양에 비해 맛이나 향은 강렬하지 않아 샐러드를 장식하는 용도로 많이 먹는 용과입니다.우리나라에서는 26가구가 6ha 정도 재배하고 있는데, 생긴 것도 독특하고 꽃 피고 열매를 맺는 습성도 온대 작물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온난화 연구소에서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온난화연구소는 국내 환경에 적합한 아열대 작물 58가지를 들여와 시험 재배한 뒤 이 가운데 유망해 보이는 17가지를 선발했습니다.채소 가운데는 여주나 강황 얌빈 아티초크 등이 꼽혔고, 과수 가운데는 망고와 올리브 파파야 용과 아보카도 커피 등이 선발됐습니다.온난화연구소 측은 아열대 작물 재배가 국내 농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기후 변화에 따른 농업 환경 변화를 기회요인으로 삼아 새로운 작물과 재배 기술을 도입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입니다.하지만 아직 한계도 뚜렷합니다. 평균 기온이 상승한다고 해도 아열대 작물을 생산하기에는 아직 난방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충분한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농가들이 재배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열대 작물이 도입되면서 아열대 병해충이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연관 기사] ‘국민 간식’ 감귤의 계절…“색 푸르러도 달아요” (2024.10.08 뉴스7)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76805그래픽 이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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