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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성의 연극정담] 전세계를 뒤흔든 역대급 연극 '해리포터'
미국 시카고로 날아가자고 결심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바로 연극 '해리포터'였다. 원작인 소설 해리포터는 현대 영국을 살아가는 마법사들의 이야기다. 그런 만큼 마법은 이 해리포터라는 작품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어떻게 마법이 빠진 해리포터를 '해리포터'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연극 해리포터는 가장 매지컬한 경험을 제공하는 연극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대다. 극장 무대 메커니즘이 과연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첨단의 무대 기술이 이 공연 안에서 전부 펼쳐진다. 해리포터의 무대는 그래서 위대한 하나의 마법이다. 연출가인 존 티파니와 일루션&마술 디자이너인 제이미 헤리슨의 기발한 마술과 무대 기술 활용은 그야말로 객석을 압도했다. 공연이 펼쳐지는 3시간 내내 객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환상적인 무대, 마법 같은 순간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공연이었다. 사실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그리고 시카고에서 총 세 번이나 관람한 작품이지만, 이번 전미투어 버전의 놀라움은 특히나 더했다. 이번 시카고 공연은 지난 두 버전과 비교해서 더 대담한 시도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는데, 이는 런던 오리지널 공연이 2부작으로 나뉜 2개의 공연이라는 것에서 기인한다. 시카고 버전은 바로 이 오리지널 2부작 공연을 전미투어를 위해 하나로 합친 통합 버전이기 때문이다. 스펙터클한 장면들 몇 가지가 심플하게 다듬어졌고, 일루션을 제공하는 비밀장치와 장면들 몇 가지가 축소되긴 했지만 그런 사실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 있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의 탄탄한 앙상블 역시 돋보였다. 만약 배우들의 연기가 조금이라도 부족했다면, 이런 정교한 무대장치와 마술 퍼포먼스들이 눈에 거슬리고 작품의 흐름을 해쳤을 것이다. 하지만 완벽에 가까운 배우들의 앙상블은 단 한순간도 이 환상적인 마법의 세계에 대한 믿음을 의심치 못하도록 만들었다. 사실 이번 투어 공연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리포터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출가가 많은 부분을 양보해야 하는 작업이었다고 들었다. 혹자는 이를 안타까워할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이 말이 참으로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해리포터라는 작품이 더 많은 나라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실 해리포터의 연출가인 존 티파니와는 국경을 넘는 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티파니의 대표작인 뮤지컬 '원스'와 연극 '렛미인'의 한국 버전을 신시컴퍼니가 제작했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서울과 런던을 오가며 친분을 이어왔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의 공연 관계자 모두가 차기 행보를 궁금해하는 연출가 티파니. 이런 세계적인 연출가와 함께 작업했던 것과 또한 앞으로 친분을 이어갈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하다. 그 덕분에 이 티파니의 대표작 두 작품을 내년인 2025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뮤지컬 원스와 연극 렛미인의 한국 버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레플리카 제작 시스템을 통해 원버전을 거의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천재 연출가의 공연을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국내 공연계에는 큰 축복이 아니라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이 마법 같은 연극 해리포터 역시 언젠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시카고 공연을 통해 날개를 단 이상, 그 꿈같은 순간 또한 얼마 남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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