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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맞기 전에 움직이자"… 재고 늘리고 생산거점 옮기는 글로벌 기업들[美 경제 싱크탱크의 경고]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 기업들의 대응이 가속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관세 인상을 예고한 데다 미중 무역갈등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서둘러 대비책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기업들에 새로운 부담을 지우며 세계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관세가 오르기 전에 재고를 미리 쌓아놓거나 중국 생산거점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한번 겪어봐서 더 무섭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 제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내년 1월 20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령으로 이 같은 관세 발동이 가능하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 회피책의 일환으로 최근 재고를 늘리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내년 미중 관세전쟁을 예상하고 선제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미국 조사업체 데카르트데이터마인은 "2024년 1~10월의 아시아발 미국향 컨테이너 수송량은 과거 최고였던 2021년을 웃도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간으로도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에서 미국향 출하 외에 중국 기업이 생산거점을 이전한 베트남에서의 출하량도 증가하고 있다. 거의 모든 주요 품목에서 화물 이동이 증가하고, 특히 의류와 가구의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하시모토 쓰요시 미쓰이상선 사장은 "트럼프의 재선이 현실화되면서 막바지 수출입 수요가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고 증가 등 단기적인 대응 외에도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은 조달·생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다. 일본 광학·사무기기 업체인 리코는 북미에 수출하는 A4 복합기와 주변기기 생산공장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의 재선에 따른 북미 제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다. 미국 신발업체인 스티브마덴은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중국에 치우친 거래처를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에 분산한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로는 전체 사업의 절반이 대중 관세에 물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미중 관세전쟁 2라운드 초읽기 중국 수입업자들도 미국산 농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중국 기업이 1~9월 브라질에서 조달한 콩은 전체 수입량의 70%를 넘어서 과거 10년 중 최고 수준이다. 닛케이는 "트럼프의 '엄포'는 벌써부터 기업에 대응을 압박해 자유무역체제와 경제의 효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재고 증가나 생산 재검토는 기업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 기업은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갈등은 세계 경제의 둔화로 이어진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가 서방과 중러로 분열될 경우 손실 규모가 전 세계 생산량의 2.5~7%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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