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무역전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가 멕시코 제품에 관세를 물리면 보복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가 전날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두 나라가 불법 이민과 마약 운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1기 집권 시절 맺었던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에 배치되는 주장을 펼쳤다. 멕시코는 가만있지 않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일일 기자회견 시간에 미 차기 대통령 트럼프에게 보내는 서한을 낭독했다. 셰인바움은 “이민 현상 또는 미국의 마약 소비는 위협이나 관세로 해결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관세는 보복을 부른다”면서 이에 대한 보복과 재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셰인바움은 이런 관세 보복전은 결국 양국에 사업 기반이 있는 기업들을 위험에 빠뜨린 다음에야 끝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 대미 수출 전선 최 일선에 있는 곳들이라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셰인바움은 이런 기업에 관세를 물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멕시코 양국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실업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셰인바움은 이어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데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셰인바움은 멕시코가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트럼프가 “아마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 국경 순찰대에 체포되는 불법 이민자 수가 지난해 12월 이후 4분의 3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마약 역시 불법 약물이 수 톤 단위로 압류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천명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들이 전에 없던 수준으로 (미국에) 범죄와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가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충격으로 멕시코 페소화와 캐나다 달러화는 모두 하락했다. 페소는 달러에 대해 2.3% 급락했고, 캐나다 달러는 4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