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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日사도광산 추도식, 유족 참석비용 한국이 부담…추도사도 ‘협의중’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이와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하며, 특히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을 포함한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들을 진심으로 추모합니다."─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7월 27일,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직후) 올해 7월 27일,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 2,000여명이 끌려가 강제로 노동했던 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등재에 동의하는 대신 일본에게서 크게 두 가지를 약속받았습니다.첫째는 강제동원 역사를 알리는 전시를 유적 현장에 설치할 것. (전시 내용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사도광산에서 일했던 노동자를 기리는 추도식 개최입니다.추도식이 오는 24일 사도광산이 있는 일본 니가타현에서 열릴 거라고, 한일 정부가 어제(20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7~8월쯤 열기로 추진했다가, "가을쯤 열릴 것"이라고 알려졌다가, 어렵사리 성사됐습니다. ■ 일본 정부 아닌 민간단체가 주최…중앙정부 참석자 아직도 미정그러나 추도식을 앞두고 당초 한국에서의 기대와 다른 점이 여럿 눈에 띕니다.우선 추도식은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라는 민간 단체가 개최합니다. 사도시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는 거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 행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앞서 일본 정부는 '추도식'을 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이, 또는 어떤 단체가 주최할지는 명확히 밝힌 적은 없습니다.한국 정부는 추도식이 열리면 일본 중앙정부 차관급(정무관) 이상 고위 인사가 참석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나흘 앞둔 어제(20일)까지도 일본 정부 참석자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일본 참석자가 확정되면 그와 동일한 급의 인사를 파견하겠다는 입장입니다.외교부 당국자는 "진정성 있는 추도식이 되도록 해달라고 (일본에) 말했고, 중앙정부 고위급 인사 참석을 강하게 요구했다"며 "조만간 (참석자가) 확정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첫 추도식에 유족 11명 참석…경비는 전부 한국이 부담첫 추도식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11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항공편과 숙소, 현지에서 필요한 경비 등 모든 비용은 주최 측이 아닌 한국 외교부가 부담합니다.강제동원 피해자를 기리는 추도식인 만큼 주최 측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맞지 않으냐는 취재진 질문에, 외교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당초 외교부는 유족 대상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행사 일정이 늦게 확정되면서 행정안전부 협조를 받아 유족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참석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 '노동자' 빠진 행사명…추도사 내용 관건행사 명칭은 '사도광산(일본명 사도금산) 추도식'입니다. 일본 정부는 추도식 명칭에 '감사'라는 표현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한국 정부가 반대하면서 이같이 명칭이 확정됐다고 전해집니다. 노동자들에게 '감사'하는 행사가 된다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추모한다는 의미 자체가 흐려질 우려가 있습니다.일본은 처음부터 추도의 대상은 한국인뿐 아니라 사도광산에서 일했던 '모든 노동자'라고 못박았습니다. 이에 대해 7월 외교부 당국자는 "전시와 추도식은, 형식적으로는 일본인을 포함한 모든 사도광산 노동자가 대상"이라며 "한국인만을 위한 특별한 전시나 행사가 일본 국내 정치적 현실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라고 설명했었습니다.다만 "추도식도 결국 사도광산 등재 과정에서 한일 간 합의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명백하리라고 본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습니다.일본의 진정성은 '추도사'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추도사는 한국과 일본이 각자 준비해 행사 당일 낭독할 예정입니다. 내용은 양국이 아직 협의 중입니다. 일본이 그간 부인해 온 '강제노동'을 전격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낮은 가운데, 한국인 피해 사실을 어떤 방식으로 언급할지가 관건입니다.이미 한국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에서 '강제성' 관련 언급을 제외한 일본이 추도사에서도 진정성이 결여된 표현을 언급한다면,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했던 한국 정부는 비판 여론을 피해 가기 어렵습니다.■ 니가타현 지사 "추도식, 유네스코 등재 사실 보고하는 자리 같다"이런 가운데 사도광산이 위치한 니가타현의 하나즈미 히데요 지사는 어제(20일) 정례브리핑에서 추도식에 임하는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무엇보다도 사도광산을 여기까지, 즉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때까지 키워온 모든 분들의 노력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이어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관여해 온 사람들에게 오히려 보고하는 자리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자, 특히 강제 동원 피해자들을 기린다는 당초 한국 정부 기대와 거리가 먼 발언입니다.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7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 대표가 했던 발언, 즉 "한반도 출신을 비롯한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를 진심으로 추모한다"는 발언을 강조하며 "진정성 있는 추도식 개최가 중요하다는 입장 하에 일본 정부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7월 사도광산 유네스코 유산 등재에 "일본이 전체 역사를 현장에 반영하고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한 성실한 이행 등을 전제로 동의했다"고 설명하며 "일본과 대결보다는 상호 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또한 일본에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일본이 사도 광산 현장에 설치한 전시물은 물론, 추도식 등 관련 후속조치 이행에 있어서도 우리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조태열 외교부 장관(7월 28일) 정부는 행사일까지 남은 며칠간 일본 중앙정부 인사 참석과 추도사에 한국 입장이 최대한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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