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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fn사설] 가시밭길 한국 경제 살 길은 구조개혁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지난 19일 IMF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올해 2.2%, 내년 2.0%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최대 0.3%p 낮췄다. 안팎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IMF 한국미션단이 지난 2주간 기획재정부 등과 경제 전반을 점검했는데, 한국 경제가 성장과 추락의 경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안이 안정세를 찾은 점은 긍정적으로, 길어진 내수침체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가중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봤다. 요약하자면 내년에는 성장률이 잘해야 2%대이고, 더 나쁘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가 제시한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과 처방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다. 부동산 관련 금융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건전성 조치 강화, 저출산·고령화로 취약해진 성장잠재력 확충과 여성·외국인 인력 활용·유입 확대, 무역질서 재편과 산업 급변에 따른 혁신기술 확보 등이다.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 재정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적극적인 건전재정 기조 유지도 권고했다. 잘 알고 있지만 이행이 잘 안 되는 것들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가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구조개혁인데,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개혁동력을 잃어가고 국회는 정쟁에 빠져 민생을 외면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헛바퀴만 돌고 있다. 우리가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이, 세계는 인공지능(AI)·전기차 등 첨단기술을 놓고 전쟁 중이다. 강대국들은 반도체 패권을 쥐려고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과 공급망을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고율 보편관세 위협도 앞에 놓여 있고 게다가 중국의 철강·조선 등 과잉생산과 전기차·배터리, 범용 반도체의 저가 물량 공세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다.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가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19일 45년간 잘 돌리던 포항 1선재 공장마저 폐쇄한 것은 한국 경제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포스코는 중국 투자성공의 상징이던 장자강포항불수강 매각을 비롯, 적자사업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경제위기는 이미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주력산업 위축과 내수침체는 고용과도 직결된다. 올 2·4분기 기준 30세 미만 청년층과 40대 근로자 일자리 19만개가 줄어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미중 시장에 의존하는 수출중심 경제국가인 우리는 과거와 같은 산업구조와 정책, 규제로는 역동성을 회복하기 어렵다.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수출이 잘나가면 전체 경제를 끌어올리는 통계왜곡으로 착시에 쉽게 빠진다. 결국 경제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는 것이다. IMF가 주문한 '강력한 경제정책'은 공무원의 책상머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장에서 통하는 정책이어야 성공한다. 기업들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는 것부터 근본적인 개혁이 따라야 한다. 산업 구조전환에 필요한 저탄소 미래기술 연구개발(R&D)과 신규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 민생과 투자 촉진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이 국회에 발목이 묶여선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 여야 따질 것 없이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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