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달라" JY 쇄신 의지 담길까...삼성 사장단 인사 이르면 27일 단행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이르면 27일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인적 쇄신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 최후진술서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삼성의 초격차 경쟁력 회복과 쇄신에 초점이 맞춰진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나 홀로 '반도체 겨울'을 맞은 반도체(DS) 부문은 사장급 사업부장 다수가 교체되는 등 신상필벌 인사가 나올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부터 DS 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 통보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차례대로 단행해 왔으나,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전영현 DS 부문장의 '투톱' 체제는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의 역할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DS부문의 경우 대다수의 사업부장 임기가 만료를 향하면서 교체의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에서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뒤처진 메모리사업부와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한 파운드리사업부의 차기 수장에 관심이 모인다.
생활가전(DA)사업부장의 탄생도 예상된다. 현재 한 부회장이 DA사업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가운데, DX부문장과 대표이사직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무게가 실린다. 앞서 지난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까지 겸직한 한 부회장은 용석우 사장에게 사업부장직을 넘겨줬다.
사장 인사 이후 단행될 임원 인사의 키워드로도 '신상필벌'이 꼽힌다. 재계 안팎에서는 DS부문의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HBM과 차세대 D램 관련 임원들의 교체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메모리 2위' SK하이닉스에 줄곧 뒤처지면서 3·4분기 실적 악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세트(완제품)를 총괄하는 DX부문은 영업과 마케팅 관련 임원들의 교체설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폴더블폰 가운데 최고의 야심작 'Z폴드 SE'를 판매 예정 시간을 무려 7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내놓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마케팅 부서 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국내 세트 판매를 총괄하는 한국총괄과 마케팅 책임자들의 문책성 인사도 점쳐진다.
실적이 부진한 만큼 임원 승진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성·외국인·기술인재에 대한 중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쟁사 출신 파격 영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삼성전자가 '나홀로 반도체 겨울'을 맞이하면서 반도체 경기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 장비는 94.1을 기록했다. BSI가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를 긍정적으로,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