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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AI가 만드는 다양성, 진짜 공정한 세상일까?
■트럼프 “대통령 된 첫 날, 군사력 동원해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를 두 달 앞두고 이미 전 세계가 증시처럼 파랗게 질려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이익을 위해 높은 관세 장벽을 세우고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등 대대적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예고한 터라 미국내 이민자 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8월 미시간주 유세중에 "대통령이 된 첫 날,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추방 작전을 시작하겠다. 나는 국경을 막고, 침략도 막을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이제는 불법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추방하는데 군사력을 동원할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현지 시각 18일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끄는 톰 피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관련 게시물에 "사실이다(TRUE)!!!"라는 댓글을 달았다. 피턴은 지난 8일 올린 게시물에서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든의 침공'(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을 의미)을 뒤집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트럼프는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대거 추방을 위해 226년전에 만들어진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은 모든 절차를 우회하고 적성국가를 편드는 미국민이 아닌 사람들을 체포해 추방을 쉽게 할 수 있기때문에 시행될 경우 큰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미국 시민들이 호응한 것은 일자리 문제와 연관이 깊다. 미국민들은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한 민주당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크다. 게다가 소수 인종과 성 소수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지나치다는 불만도 있다.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집권 시절 대학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인종의 다양성을 고려하도록 한 소수계 우대 지침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가 거센 저항에 부딪히기도 했다. 대학 입시에서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은 1960년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시행된 제도이지만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때문이다. 자신보다 학력이 낮은 소수 인종 학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한 것을 본 백인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백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다. 이들은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SFFA)’이란 단체를 만들어 미국내 유수 대학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국 소수인종 정책 폐지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학 입시에서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의 학생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폐지했는데 한 명문대 총장은 "다양한 인종 및 민족적 다양성을 이전처럼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백인의 '반격'…보수 성향 주에서 다양·형평·포용성 정책 금지 법제화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소수 인종들을 정책적으로 배려하는것은 오랜 전통이었지만 이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약자를 딴 DEI라는 법이 있는데 유타, 텍사스, 노스다코타, 노스캐롤라이나 등 8개 주에서 DEI 금지법이 제정됐고 텍사스주는 올해 초부터 DEI 금지법이 발효됐다. 이는 평등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새로운 차별을 낳고 있다는 인식때문이다. 트럼프 2.0 시대에 다양·형평·포용성 정책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은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미국 시민들의 민심에서 보듯 소수에 대한 배려 정책은 퇴보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수 계층, 약자에 대한 배려는 미국에 국한에 얘기한다면 시대정신이 아니라는 의미가 되는 것일까?오랫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차별을 금지하고 평등과 공정을 지향하는 전통을 미국보다 길게(?) 가져왔던 유럽 얘기를 해보자. 유럽중에서도 여전히 이민자에 대한 불만과 사회적 저항감이 거세 결과적으로 브렉시트까지 국민 투표를 통해 결정했던 영국에서도 진보 성향의 가디언지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남녀 차별 철폐와 소수자 권익 보호 등 인권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가디언지는 매일 쏟아내는 기사와 출판물 등 모든 제작물에 대해 인터뷰 하는사람들의 성비율과 인종적 비율, 종교 등 다방면에 걸쳐 다양성을 제고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자사의 기사에서 노출된 이 비율들을 모니터링해 보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자 개개인별로 이 수치를 확인해 만약에 어느 기자의 기사에서 남성 인터뷰이가 많고 여성이 적었다면 이런 통계치를 분석해 해당 기자에게 알려주고 균형있게 인터뷰를 섭외하고 기사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종교, 인종,사회 계층별로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한 장치이다. 당위적으로는 맞지만 이렇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 보정작업을 하고 균형있는 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도 든다.AI를 활용해 다양성과 공정을 제고하려는 시도는 당위성을 지니지만, 과도한 개입은 새로운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가디언지의 사례처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균형을 맞추는 노력은 긍정적인 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지만, 인간적 판단과 맥락이 배제될 위험도 존재한다. 포용과 공정을 위한 도구가 또 다른 차별이나 통제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기술 활용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을 뒷받침해야 한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방식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 기술의 발달은 멈출 수 없지만, 공정성과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명분 아래 AI가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오히려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진정한 공정성과 포용은 기술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이상>[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AI저널리즘 과정의 일환으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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