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가상자산 과세 놓고 與野 ‘동상이몽’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투자 활성화 등을 위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제한도를 올리되 일단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금융투자소득세로 맞붙었던 여야가 유예로 합의를 본 만큼 가상자산 과세 역시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대해 명분과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2년 유예를 관철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하고 더불어민주당처럼 한도만 조정해서 시행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과세 체계와 인프라 구축 미비로 가상자산에 대해 당장 과세가 힘들다는 이유로 세금 부과 시기를 오는 2025년 1월1일에서 2027년 1월1일로 2년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민의힘도 이같은 정부의 방침에 동의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현재 우리의 준비 상태로는 공정한 공평한 과세가 어렵고 정부 당국에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2년 유예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어떻게 과세하겠나. 과세했을 때 그 혼란을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없이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한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지난 달 가상자산 과세 공제액을 '해당 과세기간 가상자산 소득금액 25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수정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냈다.
민주당을 이를 바탕으로 총선 공약으로도 제시했던 공제한도 5000만원을 기준으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는 안을 오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과세는 총선 공약이었다"며 "국민 앞에 약속을 했는데 특별한 사유 없이 뒤집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도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보다는 유예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유예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진 의장은 "금투세 때도 4년 전에 입법한 것이고, 두번씩이나 유예된 것인데 부분적인 보완을 통해서 시행해야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가상자산 투자소득세는 특별히 유의해야 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