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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파병’ 선물 들고 김정은 모스크바 가나? [뒷北뉴스]
■ '푸틴-최선희' 깜짝 만남 …"러시아 외교 관례상 파격적"국가 정상이 갑자기 일정을 바꾸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원래 일정 자체가 빡빡한 데다 일정 중 하나를 바꾸면 기존에 짜인 의전과 경호 계획 등도 함께 바꿔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만남은 대단히 이례적이었습니다.두 사람은 원래 만날 계획이 없었습니다. 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 도착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을 만날 일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계획을 바꿔 러시아 공휴일(국민화합의 날)인 4일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한 겁니다.'깜짝 만남'의 분위기는 더없이 화기애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휴일에 친구를 만나는 것은 아주 좋은 전통"이라며 최 외무상을 반겼습니다. 1분가량이나 손을 맞잡고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참고로 지난 1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악수 시간은 약 10초였습니다.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예정에 없던 푸틴 대통령과의 접견이 이루어졌다는 것 자체가 러시아의 외교 행태로 봤을 때는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정원 "최선희가 체류 연장하며 푸틴 만남 요구 "국정원이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이 깜짝 만남의 배경을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원래는 러시아 측에서 푸틴 대통령 면담에 난색을 표했는데 최 외무상이 러시아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까지 만남을 요구했고, 결국 휴일에 두 사람이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의전상 만남이 아닌 상당히 긴밀한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최 외무상은 북한에서 손에 꼽히는 대미 외교 전문가입니다. 외교 관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녀가 무리해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정원은 그 이유 중 하나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예고된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조만간 성사? 김정은과 푸틴은 지금까지 모두 3번 만났습니다.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지난해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올해 6월엔 푸틴이 직접 평양에 왔습니다.4번째 만남도 사실상 예고됐습니다. 푸틴이 평양 방문 당시 김정은을 모스크바로 초청했기 때문입니다.문제는 시기인데, 멀지 않은 때에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방문을 통해 이득을 극대화하려면 2월 10일 트럼프 취임 전에 가는 게 북한 입장에선 최적의 선택이라는 이유에섭니다.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곧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넣을 텐데,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최대한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전투가 더 격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때 러시아가 추가 병력 지원이 필요할 텐데 김정은이 (방러 과정에서) 이를 약속해 주면, 러시아도 북한이 원하는 군사기술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가 가장 간절한 도움을 필요하는 시기에 '추가 파병'이란 선물을 들고 모스크바를 향할 수 있다는 겁니다.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달 25일 김 위원장의 내년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대해 "가까운 이웃들이 고위급에서 끊임없이 방문을 교환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다만 모스크바로 가는 여정은 블라디보스토크와 현저히 다릅니다. 열차로 이동하기엔 멀고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북한 전용기로는 장거리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갈 때 중국 항공기를 이용한 이유입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러시아가 직접 국빈 모시고 가듯 이례적으로 대통령기를 띄워 김정은 위원장은 데려가는 파격적인 방안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은 푸틴으로 러시아 최고급 세단 ‘아우루스’ 선물 받은 바 있습니다.■김정은의 현재 우선순위는?… "미국보다 러시아" 트럼프는 지난 7월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백악관에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겁니다. 그도 나의 복귀를 원할 것이고, 사실 나를 그리워할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동안 핵을 가진 독재자와 세 번이나 만난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습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 직후 북미 간 대화 재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하지만 북한은 아직 미국과 대화에 나서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21일 무장 장비 전시회장에 나가 "미국과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봤더니 북한에 대한 침략적이고 적대적인 정책은 변하지 않는 걸 확신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들의 손으로 군사적 균형의 추를 내리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습니다. 미국이 달라지지 않는 한 당분간 대화에 나설 일은 없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사실 미국 역시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우선이라 북핵 문제엔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북미 간 대화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김정은의 현 시선은 그래서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를 향하고 있습니다. 강대국이 자신들을 간절히 원하는 현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겁니다. 이미 1만 명 이상의 군인들을 러시아로 파병하며 그는 위험한 도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음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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