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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尹정부 "일본과 과거사 타협 안해"..사도광산 강경대응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24일 한일이 함께 준비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고, 오는 25일 별도 추도식을 개최키로 한 데 대해 과거사 타협은 없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대표 참석자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인사를 보냈고, 추도사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때 내놓은 입장보다도 후퇴한 내용에 그쳤다. 외교부는 이날 "내일 우리 자체 추도 행사 개최는 과거사에 대해 일측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가 나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추도식을 개최했지만 우리 정부와 강제노동 피해자 유족들은 불참했고, 25일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터에서 별도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우리 측이 전격 불참하게 된 계기는 일본 중앙정부가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을 대표 참석자로 보내기로 한 결정이다. 정무관이 차관급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고위직 참석 요구가 반영된 것이지만, 문제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과거 행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2022년 참의원 당선 직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 피해자를 추모하는 자리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에게 고개를 숙인 인사가 참석하는 건 피해자 유족은 물론 우리나라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구나 이쿠이나 정무관은 선거 과정에서 한일 과거사 갈등에 대해 우리나라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추도사 내용 합의도 실패했다. 그 결과가 이쿠이나 정무관이 낭독한 ‘유체이탈’ 추도사이다. 추도사는 “전쟁 중에 노동자에 관한 정책에 기초해 한반도에서 온 많은 분이 포함돼 있었다”며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면서 갱내의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 종전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유감스럽지만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했다. 이에 맞서 우리 외교부는 전날 이미 유족들과 함께 사도섬에 도착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추도식 불참을 통보하고 별도 추도식을 준비했다. 외교부와 유족들은 한 목소리로 일본 정부에 항의했고, 유족들이 우리 정부를 향해 항의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와 유족들은 이날 일 측 추도식이 진행되던 시각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을 찾아 조선인 노동자 관련 패널과 전시물들을 살펴봤다. 강제징용 역사의 중대성에 비해 지나치게 작고 열악한 전시장 환경에 대한 지적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별도 추도식은 일본에 의해 강제징용 된 조선인들을 추모한다는 목적에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사도광산 조선인 기숙사터에서 25일 오전 9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우리 측의 강경한 태도에 당황하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차원에선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과민한 반응이라고 강변했고 주한일본대사관은 오히려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일본사회가 한국의 과거사에 대한 불만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 정부 차원에서 각자의 국익을 위해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컨센서스가 있는 만큼, 일본이 우리의 강경한 모습을 계기로 과거사로 불안정한 한일관계 현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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