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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앙상블' 유럽을 홀리다"...모차르트 도시에 울려 퍼진 아리랑 선율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K컬처에 집중되고 있는 문화 황금기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지표는 '클래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음악도시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에서 ‘아르코 앙상블 인 유럽’ 창단 공연이 열렸다. 현지로 날아간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아르코앙상블의 창단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청년예술가들이 K클래식 붐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지난달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클래식 음반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받는 등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가 순수예술로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청년 예술가가 꾸준히 등장하지만 K클래식 붐을 조직할 네트워킹 행사나 단계적인 문화교류 지원 정책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5월 글로벌 문화 중추국가 도약을 위해 발표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에 따르면 2024년 문화예술 해외진출 지원예산은 180억원으로, 대중문화 중심의 콘텐츠 해외진출 지원예산 742억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르코 앙상블' 창단 소식을 전해 문화예술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아르코 앙상블은 예술위원회가 올해 처음 만든 클래식 단체다. 유럽에서 유학하거나 활동하는 청년 음악가에게 연주 기회를 부여하고, 세계무대에 한국 클래식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결성됐다. 2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스트리아 빈과 22일 잘츠부르크 비너잘 공연장에서 ‘아르코 앙상블 in 유럽’ 창단 공연이 열렸다. 잘츠부르크 비너잘은 모차르트의 음악유산을 관리하는 모차르테움 재단이 지난 1914년 설립한 공연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르코 앙상블 in 유럽’ 공연에는 앙상블 단원 총 46명중 15명이 참가했다. 베를린 방송합창단 최초 카운터테너 연수단원으로 주목받는 카운터테너 권용범, 지난해 10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와 함께 영국 데뷔 앨범 ‘홈랜드’를 발매한 베이스 오원식, 독일 뮌헨 국립극장 아카데미 단원으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리,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이 1977년 영국에서 설립한 ‘예후디 메뉴인 LMN 하노버 e.V. 단원으로 활동 중인 플롯티스트 조은비 등이 함께 했다. 이번 창단 공연에선 권용범 카운터테너가 헨델의 오페라 ‘오를란도’의 아리아로 시작했으며, 배우영 소프라노의 ‘새타령’, 오원식 베이스의 ’신고산타령’·‘산아‘ 등 우리 소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2부에선 제61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자 원재연 피아니스트가 공동 예술감독이자 연주자서 클라리넷,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를 누볐다. VIP를 대상으로 한 첫 연주회에는 이경아 주 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차석대사, 임진홍 주 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장, 유희승 빈 폴크스오퍼 오케스트라 종신 부악장, 피터 드 리우 빈 시립음악대 교수, 요르고스 파네소스 빈 국립음대 교수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예술위 예술인재양성팀 관계자는 "2회차 공연은 마침 잘츠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 다음날이라 구시가지가 관광객으로 붐볐다”며 “잘츠부르크 50년 토박이인 한 80대 관객은 ‘연주가 정말 아름다웠다. 연주자들 중 학생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놀랐다”고 전했다. 김지현 예술감독은 ‘아르코 앙상블’ 창단을 환영하며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최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행보가 청년 예술가들을 지속 지원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루돌프 아이싱어 잘츠부르크 명예영사도 “젊은 한국 음악가들이 오스트리아와 유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이런 기회를 기관에서 제공한다는 것이 의미있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청년 예술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첼로 연주자로 참여한 김재현씨(25)는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연주는 전문 연주자의 숙명인데 이번 공연이 큰 경험이 됐다”며 “유럽에서 열리는 대형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기회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강다혜(27)씨는 “오스트리아에서 우리 말로 된 가곡을 들려줄 수 있어서 기뻤고 새로운 동료들을 알게 돼 좋았다”며 “내년 하노버 국립오페라 극장 무대를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아르코 앙상블 활동을 통해 더 다양한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아르코 앙상블은 향후 유럽과 해외 전역에 포진해 있는 한국문화원 등과 협업, 활동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또 프로젝트별로 예술감독을 선임해 연주 프로그램의 특색을 달리할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공연 장소와 일정 등에 따라 유연하게 참여하는 것이 아르코 앙상블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이라며 "앞으로 유럽의 축제나 네트워킹 행사 등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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