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중국 ‘발전소’ 건설 박차…트럼프 대응, 에너지원 다각화
[앵커] 중국은 요즘 "자고 나면 새 발전소가 생겨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2천만 대 넘게 운행되고 있고,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공지능 산업도 발전하면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데요. 베이징 연결합니다. 김효신 특파원, 자고 나면 새 발전소가 생긴다, 실제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중국은 동서남북 권역을 나눠, 지역의 특성에 따라 발전소를 건립하고 있습니다.보시는 곳은 중국 실크로드의 끝자락인 둔황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달리다 보면, 밝게 빛나는 큰 탑이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 200m의 '용융염' 타워입니다. 축구장 450개 규모의 발전단지에는 해바라기 모양으로 늘어선 만 2천 개의 거울이 태양열을 모아 타워를 데우고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을 녹여 뜨거워진 용융염이 수증기를 만들면서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류푸궈/둔황서우항신에너지유한공사 총지배인 : "태양열 에너지를 저장하면서 동시에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화력 발전소와 같은 품질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인접한 인구 13만의 소도시 과저우현에서는 바람 부는 길목마다 풍력 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과저우 현은 지난해보다 재정 수입이 32% 늘었는데, 쓰고 남은 전기를 판매한 수입이 1/3을 차지합니다. [앵커]쓰고도 남아 전기를 판매할 정도로 발전소가 들어서 있단 건데, 중국이 이렇게 집중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중국은 전기차 충전용 전력만 그리스 1개 나라의 1년 소비량에 맞먹을 정도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중국 전체 전력 소비량은 약 9조 2천억 킬로와트시(kWh)로 지난 5년 동안 34% 급증했습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에너지 자립'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신속하게 틀어막겠다고 공언했죠. 올해 이란은 하루 1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됐을 정도로 중국이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탄소 배출량 세계 1위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는데요. 시진핑 주석이 나서서 2060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한 것도 친환경 발전소 건립 붐의 배경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친환경 발전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단 위기의식이 팽배한데, 중국도 비슷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전력 소비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도 청정 에너지로 분류하고 발전소 건립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서해안과 건너편, 중국 동부에는 해안선을 따라 원자력 발전소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가 57기, 추가 건설 중인 원전도 30기에 달합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만 원전 11기를 새로 짓겠다는 건설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우리 서해안과 마주 보고 있다 보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협의할 수 있는 규제기관 협의체 마련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안용습/영상편집:이인영 김은주 김신형/자료조사:소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