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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9년 만의 출산율 상승, 주마가편으로 이어가야
올해 출산율이 2015년 이후 9년 만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예상되는 올해 합계출산율은 0.74명으로 지난해보다 0.2명 높아지게 된다. 통계청이 추산한 예측치가 0.68명이기도 해서 0.6명대로 떨어질 우려가 컸는데 반등한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 즉 사실상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가임 여성의 연령대별 출산율을 합산한 값이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왔다. 이미 인구감소 국면에 들어선 우리나라는 세계가 주시하는 최저 출산율 경신을 거듭하며 국가적 위기론까지 대두됐다. 수십년 동안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도 어떤 효과도 보지 못했는데, 올해 정말 모처럼 합계출산율이 오르는 작은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해 출산율 상승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이 지난해부터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다시 말해 갑자기 출산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어쨌든 수치적으로 출산율이 올랐다는 것은 사회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달 조사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젊은층의 인식이 긍정적인 쪽으로 작은 수치나마 바뀐 것으로 나타난 것도 고무적이다. 출산율이 올라가려면 먼저 결혼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어둡다. 학교를 막 졸업한 청년들의 실업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등 결혼을 위한 사회·경제적 여건은 더 나빠지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한두 가지로 압축할 수 없을 만큼 복합적이다. 취업이 잘돼야 하며 신혼부부가 쉽게 집을 장만할 수 있고 누구나 노력하면 일정 기간에 자산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비용이 드는 우리의 양육과 교육 과정도 고칠 게 많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대책들이 나왔지만,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문제를 잘못 짚어서 그럴 수도 있다. 아이를 낳는 데 가장 필요한 지원책을 잘 파악해 시급한 것부터 해결해 줘야 한다. 지금까지 막대한 저출산 예산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것은 정책들이 엉뚱하게 헛다리를 짚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구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새 기구를 만들어 어느 정부보다 강력히 대응하고는 있다. 올해의 결실이 반드시 그 영향은 아닐 것이다.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새로 출범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확고한 의지를 가다듬으며 가장 실효성이 높은 대책을 실행에 옮겨나가야 한다. 실질적인 것은 없이 설득과 홍보에 치중하는 정책으로는 또 한 번 실패를 볼 것이다. 탤런트 정우성의 경우와 같은 혼외출산을 백안시하는 사회 풍토도 점차 바꿔 나가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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