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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비용 묶인 탓… 카드사 신용판매 팔수록 적자"
올해 연말 카드사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두고 또 다시 수수료율 인하가 예상되면서 카드업계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적격비용 제도를 개편하고,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를 폐지해 정부의 개입 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KOCAS 컨퍼런스 2024'에서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문제점이 논의됐다. 적격비용 제도가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맞물려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부문을 축소하고, 위험자산 비중 확대 및 민간소비 규모 감소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최근 카드론 잔액이 약 42조원에 달하고, 카드론이 연평균 7% 성장하면서 다중채무자 비중이 확대됐다"면서 "카드론 증가로 인한 연체 급증은 대환대출 확대로 이어지는 등 위험자산 증가의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2022년 1조2000억원에 불과했던 대환대출 잔액은 올해 2·4분기 2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악순환은 적격비용 제도로 인한 카드사 수익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적격비용은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을 고려한 수수료 원가다. 여기에 마진율을 더해 산정한 것이 가맹점 수수료율이다. 그러나 2012년과 2015년, 2018년, 2021년 4차례에 걸쳐 적격비용이 재산정되며 수수료율이 인하됐고, 2021년에는 우대가맹점 수수료율이 0.5~1.5%로 내려갔다. 현재 우대 수수료율 적용대상인 영세·중소 가맹점 비중은 96%에 이른다. 서 교수는 "카드결제가 늘어나도 신용판매사업을 통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업계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로 인해 중·소형사는 400억~500억원, 대형사는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 전체로는 5000억~60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이 카드론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의 수익 창출도 불투명하다. 단기적으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비율 하향 조정 및 가맹점 수수료율 금리연동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한국의 적격비용 체계와 같이 가격에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며 "분기 혹은 반년 단위로 가맹점수수료가 금리에 연동될 수 있도록 한다면 고금리에도 카드사의 경기민감도가 크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적격비용 제도를 개편하고 신용카드 의무수납제를 폐지해 시장 내에서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도출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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