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약물 농간에 모르는 남성 50명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지젤 펠리코(좌) 〈사진=AFP·연합뉴스〉 아내 성폭행을 유도한 도미니크 펠리코(우) 〈사진=엑스 캡쳐·연합뉴스〉 프랑스 검찰이 아내에게 몰래 약물을 먹이고, 의식을 잃은 아내를 남성 수십명이 성폭행하게 한 남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현지 시간 25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 첫날, 검찰은 핵심 피고인 도미니크 펠리코(72)에게 최고 형량인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 측은 "징역 20년은 매우 무거운 형벌이지만 사건의 반복성과 중대성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재판은 타인과의 관계, 가장 친밀한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을 뒤흔들었다"며 "우리는 우리의 욕구, 감정, 욕망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타인의 그런 감정 등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이 재판의 핵심은 유죄냐 무죄냐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미니크 펠리코 재판의 법정 스케치 모습. 지팡이를 짚은 자가 펠리코 〈그림=AFP·연합뉴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도미니크 펠리코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자신의 아내 지젤 펠리코(72)에게 진정제를 몰래 먹였습니다. 약물을 섞은 술을 마신 아내가 의식을 잃으면, 그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모집한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이들 남성은 의식을 잃은 아내를 성폭행했습니다. 펠리코의 제안에 따라 성폭행에 가담한 남성 50명도 함께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30명은 "성폭행 의도가 없었다"며 펠리코에게 책임을 넘겼습니다. 피해자 지젤 펠리코가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이번 재판은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의 요청으로 전 과정이 언론과 일반 방청객에게 공개됐습니다. 재판 시작부터 펠리코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내가 한 일은 유죄다. 나는 모든 걸 망쳤고, 모든 걸 잃었다.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의 최종 변론은 27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후 피고인 측의 최종 변론이 진행됩니다. 선고는 다음 달 20일 내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