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홈파티·해외 겨냥 연말 마케팅 활활
한때 연중 최대 대목으로 불렸던 주류 업계의 연말 특수가 올해도 실종됐다. 송년 모임과 음주 문화 변화에 따른 외식 수요가 줄고 소비침체가 길어지면서 주류 업계는 가정용과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대목 시즌인 연말 연시를 앞뒀지만 주류 시장은 침체된 분위기다. 과거에는 송년 모임 등으로 인한 연말 특수가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음주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판매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외식 산업 경기를 예측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4·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전망은 83.65로 3·4분기에 이어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점업 전망 지수는 79.83으로 한식(81.65), 중식(81.63) 등 전체 외식 산업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분기 보다 경기 개선을, 100 미만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외식 모임이 줄고 고물가, 음주 트렌드 변화로 인해 주류 소비가 줄고 있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올해 역시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류 업계는 연말 외식 분위기를 띄우는 동시에 가정용 주류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일반 음식점이나 유흥시설 등 주점의 주류 소비가 줄고,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팔리는 가정용 주류 매출은 꾸준해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연말을 맞아 가정용 시장 공략을 위해 진로 소주와 테라 맥주의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잇따라 출시했다. 테라 크리스마스 에디션은 용기 디자인에 산타와 루돌프, 썰매 등의 크리스마스 관련 이미지를 넣었다. 진로 소주 크리스마스 에디션(병·360㎖)은 진로의 두꺼비 캐릭터가 산타클로스 모자와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라벨이 부착했다.
국내 주류 시장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오비맥주는 올해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소주 시장에 앞서 내년부터 해외 수출 시장 진출을 먼저 타진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연말 '새로' 소주를 통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새로의 세계관을 꾸준히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주·맥주 업계와 달리 위스키 업계는 연말 매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식 수요가 안방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와인 판매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실내에서 연말을 보내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편의점 등에서 와인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만큼 올 연말 역시 매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