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 또다른 재판의 1심 선고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위증교사 의혹'인데, 이번 선고 앞두고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백인성 법조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백 기자, 이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2018년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는 토론회에 나와 과거 벌금형이 확정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 발언으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당시 이 대표는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재판에 나와 관련 내용을 증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그런데 이 요청이 위증 교사였고, 실제로 김 씨가 이 대표에게 유리하게 허위 증언을 했으며, 덕분에 2020년 대법원에서 이 대표가 무죄를 확정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와 김 씨의 당시 통화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김진성 씨-이재명 대표/2018년 12월 24일 : "(교감이 있었다?) 교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딱 제일 좋죠 실제로 비서였으니까."] [김진성 씨-이재명 대표/2018년 12월 24일 : "(선거를 위해 먼저 나왔거든요. 내부에서 사실 누가 KBS랑 연결됐을지는 모르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앵커] 김진성 씨는 이 대표의 요구로 기억에 없는 내용을 증언했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그럼 이 대표로서는 무죄 입증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닌가요? [기자] 형법상 위증교사의 요건을 보면요. 우선 타인에게 위증을 하도록 시키려는 고의와, 교사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교사를 받은 사람이 실제로 법정에서 선서 후 허위 진술을 해야 하고요. 그런데 여기서 정 씨가 자신의 기억에 어긋나는 진술을 했다고 인정하고 있어서 뒤에 요건은 만족이 된 상태구요. 법원도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이 대표 영장심사에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걸로 보인다'고 얘기했었죠. 소명은 법관이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범죄에 대강의 심증을 얻은 상태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남은 요건, '이 대표가 위증의 교사 행위를 했느냐'가 쟁점으로 남은 상탭니다. [앵커] 이 대표는 사실대로 말해달라, 위증을 해달라고 한 적 없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증거는 결국 김 씨와 이 대표 둘 사이의 통화 녹취록이고, 이걸 어떻게 해석할지가 유무죄를 가를 텐데요. 이 대표는 통화에 대해 "있는 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이라며 또 "김 씨 증언이 재판에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공개된 녹취를 보면 위증해달라는 표현이 통화에 나오진 않습니다. 이 대표 말대로 '사실대로 말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이 여러 차례 나오는 것도 사실이고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진성 씨-이재명 대표/2018년 12월 22일 : "우리 김 비서관이 안 본 거 뭐 그런 이야기는 할 필요는 없는 거고."] [김진성 씨-이재명 대표/2018년 12월 24일 : "이게 그때 당시 사건을 다시 재구성 하자는 건 아니고."] [앵커] 확실히 이 대표와 검찰이 첨예하게 맞서는 모양새인데요.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어요? 위증교사 혐의, 통상 처벌 수위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위증 혐의는 이른바 '법원을 속이는 범죄'로 봐서 다소 엄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위증 범죄는 기본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 가중될 경우엔 최대 3년까지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권고하고 있고요. 벌금형보다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상당수고, 교사범은 위증한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처벌을 받습니다. 다만 징역 3년은 검찰 구형일 뿐이고요, 실제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다음 주 선고를 봐야 합니다. 김 씨의 증언이 이 대표의 재판 결과, 즉 신병이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쳤는지, 또 강압이나 위협에 의한 증언이 나온 건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섭니다. [앵커] 여당에선 이 대표의 법정구속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요? [기자] 네, 이 주장은 어디까지나 이 대표가 유죄로 실형이 선고되는 걸 전제로 가정한 주장입니다. 다만 논란이 실제 있어 살펴보면, 헌법과 국회법을 보면 현직 의원 구금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추가적인 국회 체포동의 없이도 판사가 바로 이 대표를 법정구속할 수 있단 주장인데요. 당시 체포동의안엔 위증교사 혐의가 포함돼 있어서 '국회의 동의'가 이미 있었다는 취지구요. 반면 이 대표 측에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지만 정작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국회 회기도 바뀐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유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법정 구속을 위해서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라는 구속조건을 따로 갖춰야 하기 때문에요. 법정구속 가능성이 높진 않아 보입니다. [앵커] 이번 재판에 쏠린 관심, 아무래도 차기 대선에 영향을 줄 거란 예상 때문이겠죠. 대선 이전에 위증교사 의혹, 재판 결론이 나올까요? [기자] 다음 대선이 2027년 3월 치러질 예정이니 2년 4개월 정도 남은 셈인데요. 위증교사 의혹 사건 쟁점이나 내용이 이 대표가 받는 다른 사건에 비해 복잡한 편은 아니어서요. 앞서 선고된 공직선거법 사건과 마찬가지로 다음 대선 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만약에 위증교사 의혹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되고, 형이 실효되기 전까지 대선 출마는 어렵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백인성 법조전문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