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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日 텃밭 아세안 공략"… 현대차, 말레이에 6년간 6800억 투자
현대자동차가 향후 6년 동안 말레이시아에 약 6800억원을 투자해 연 2만대 이상의 차량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등은 일본차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곳인데, 현지 생산능력을 갖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생산한 차를 말레이시아 내수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자 현대차가 새 활로로 아세안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현지 파트너사 이노콤과 협업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25~2030년까지 말레이시아에 총 21억5900만링깃(약 6735억원)을 투자한다. 현지 파트너사 이노콤과 협업해 내년 중반부터 다목적차(MPV) 스타리아 현지 위탁생산(CKD)을 시작할 예정이다. CKD는 완성차가 아닌 부품 상태로 수출한 후 현지 조립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노콤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연간 2만대로 시작해 점차 늘릴 계획이다. 라인업도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MPV로 확대한다. 우선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HEV)를 중심으로 생산하다가 말레이시아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EV)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생산 차량은 말레이시아 내수 시장뿐 아니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도 수출한다. 비중은 생산량의 30% 전후다. 현대차는 말레이시아 내 전기차 판매 확대, 충전 인프라 건설, 배터리 생산시설 구축 등 전기차 생태계 조성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말레이시아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아세안자동차연맹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3·4분기부터 태국을 제치고 동남아 자동차 시장 2위에 올랐다.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3.9%다. 1위는 인도네시아(29.9%)다. 소득 증가 등으로 자동차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지난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335만5136대로 2021년 279만대 대비 20% 넘게 성장했다. 아세안 인구가 7억명, 국내총생산(GDP) 3조6000억달러(약 4700조원), 평균 나이는 30세로 알려진 만큼 업계는 아세안의 자동차 시장이 향후 더욱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현대차, '새 활로' 아세안 찍었다 현대차가 아세안에 공들이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자국우선주의'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시장 다각화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현대차의 아세안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출은 2021년 9만4575대, 2022년 10만1403대, 2023년 11만872대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일본 텃밭 뚫기'다. 말레이시아자동차협회(MMA)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판매된 현대차는 1507대로 점유율 0.2%, 전체 브랜드 가운데 21위다. 도요타(13.3%), 혼다(10%), 미쓰비시(2.7%), 마쓰다(2.4%), 닛산(1.3%) 등 일본 브랜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공략 교두보로 삼고, 해당 지역 첫 완성차 공장(HMMI)를 세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나날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연간 75만대 규모 시장인 말레이시아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며 "일자리 창출, 현지 인력 육성 등 지역 경제 및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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