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마치고 법정 빠져나가는 산부인과 의사 〈사진=연합뉴스〉 청주의 장애 영아 살해 사건과 관련해 친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늘(26일) 살인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 A(60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도 이미 확보돼 있어 이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찰이 피해 영아의 아버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사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지난달 1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부부와 공모해 생후 1주일 된 장애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부부는 팔에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은 뒤 A씨에게 "초음파 검사로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습니다. 이에 A씨는 조리원 내 CCTV가 없는 위치를 알려주거나 사망진단서를 끊어 주겠다는 등의 말을 건넨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친모 B씨 부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A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부가 장애아 출산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우려해 A씨가 이런 말을 건넨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CCTV가 없는 모자동실에서 친모 B씨는 영아를 엎어 놓아 질식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부는 처음에는 아이가 사고로 숨졌다고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신생아가 홀로 자세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수사 확대로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친모 B씨는 범행을 자백했지만, A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오늘 오후 청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왔습니다. 그는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