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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슈픽] “내가 지면 저 사람은 죽는다”…‘화마’와 싸우는 소방관의 희생
이어서 이슈픽입니다. 보시는 곳 경기 수원의 전자제품 공장입니다. 오늘 오전 큰 불이 났습니다. 거세게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불길을 잡으려 소방관들 연신 물을 뿌립니다. 불은 약 다섯 시간만에 꺼졌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만, 위험천만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모두가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화재 현장으로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늦게 나오는 이들. 오늘도 그들은 '소방대원'이었습니다.2001년 3월 4일 서울 홍제동. 주택가에서 불이 났단 신고가 인근 소방서에 접수됐습니다. 불을 지른 집주인 아들은 이미 도주했지만, 소방관들은 그 길로 들어갔습니다. 주민 7명을 무사히 대피시키고 빠져나오려던 찰나,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 아들이 집안에 있다고 생각한 집주인의 절규에, 건물로 다시 들어가고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빨리 나와! 빨리 나와!"] 대한민국 소방 역사상 최악의 참사. '홍제동 방화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 ‘소방관’이 제작됐습니다. ["내가 여기서 지면 저 사람은 죽는다."] 개봉일은 다음달 4일. 살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가 마지막 현장인 소방관들의 사투를 생생하게 담았습니다.["한 분씩 최대한 멀리 뛰셔야 합니다."] 지난 17일 안산 모텔 상가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은 소방관의 역할을 실감케 했습니다. 투숙객들은 창문 밖으로 “살려 달라”고 외쳤으나 강한 열기에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현장에 뛰어든 31년차 베테랑 소방관 박홍규 팀장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손도끼로 복도 창을 깨 열기와 연기를 빼며 진입하도록 지시했고, 대원들은 열번 이상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며 52명을 구조했습니다.지난 10년간 화재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40명. 소방직 평균 수명은 74.7세로 공무원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순직한 어느 소방관의 영결식장에선, 남편을 먼저 보낸 부인이 열한살 딸 다섯살 아들을 부둥켜 안고 오열해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2020년 소방관들의 오랜 염원인 국가직 전환은 이뤄졌지만, 위험 수당은 8년째 한달에 6만 원. 홍제동 화재 진압 땐 방화복이 없어 방수복을 입고 불 속에 들어간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순직한 김철홍 소방관의 책상에선 한 편의 시가 발견됐습니다.'신이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오늘도 각종 재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일 소방관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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