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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비 내리는 밤 안 보이는 차선…부실 시공 의혹
[앵커] 어두운 밤, 빗길 운전을 하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으면 그만큼 사고 위험이 커지죠. 그런데 제주도에 이렇게 차선 식별이 어려운 도로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00도로. 해가 지고 비까지 내리자 노란색 중앙선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로등 불빛도 무용지물, 운전자는 금세 당황합니다.["이거 사고 나겠는데? 너무 안 보인다 여기."] 제주 도심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비 오는 밤, 거리의 불빛이 도로를 환히 비추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하얀색 점선 차선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송은미/제주도 제주시 아라동 : "노면이 비에 젖어있잖아요. 그게 약간 빛 반사돼서 안 보인다 해야 하나. 그냥 도로 노면이 잘 안 보여요."] 지난해 도색 공사를 마친 1100도로의 차선 밝기를 측정해 봤습니다. 측정된 수치는 80밀리 칸델라. 도색 1년여 만에 준공 기준 150밀리 칸델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재도색 기준인 70밀리 칸델라를 간신히 넘긴 겁니다. 차선 도색용 페인트에는 차선이 잘 보이도록 불빛에 반짝이는 유리알을 섞는데, 해당 차선엔 유리알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도색 업체는 관행적인 불법 하도급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면허가 있는 업체들이 입찰로 사업만 따낸 뒤, 공사비 일부를 챙기고 하도급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는 겁니다. [차선 도색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입찰된 공사비) 70%는 우리한테 주고. (공사비를) 더 낮게 하는 업체도 있어요. (원래 공사비에서) 70% 이하로 하는 업체도 있다고."] 경찰은 불법 하도급으로 부실 시공이 이뤄졌다고 보고 하도급 업체 4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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