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심 형량(20년)이 절반으로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성형외과 시술 후 약에 취해 운전하다 서울 압구정에서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가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을 확정받았습니다. 1심 형량보다 절반 줄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 신 모 씨에 대해 징역 10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인근 성형외과에서 수면 마취용 약물을 두 차례 투약하고 약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로 운전했습니다. 결국 행인을 쳤고 피해자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4개월 뒤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신 씨는 현장을 잠시 이탈했는데 1심은 도주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도주의 고의'에 대해 달리 판단했습니다. 당시 신 씨는 휴대전화를 찾으러 간다며 3분 정도 이탈했는데 2심 재판부는 "돌아와 휴대전화를 찾아달라 한 것을 보면 약 기운에 취해 차 안에 휴대전화가 있다는 점을 잊고 잠시 사고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목격자들이 운전자로 신 씨를 지목했을 때 인정한 점도 고려해 도주치사 혐의를 무죄로 봤습니다. 사고 후 미조치 부분에 대한 판단도 달랐습니다. 1심은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당시 사고 현장에 경찰 차량이 도착해 있는 상황"이었다며 일시적으로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고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가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감경을 받은 신 모 씨와 검찰 모두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10년을 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