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日에 AI 뒤처질 수도.. KT-MS 협력은 큰 기회"
"예전에는 일본이 정말 IT에서는 섬나라 같고 속도가 느린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우리(한국)보다 더 빨리 클라우드로 올라가고 AI에 진심이더라. 우리가 다른 데 발목 잡히다가는 자칫하면 ‘(일본보다) 뒤처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윤경아 KT AI Tech Lab장 상무는 이달 18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MS 이그나이트 2024’에 참석한 뒤 지난 22일 본지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KT가 MS와 파트너십 맺은 게 굉장히 큰 기회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 모델로 보답할 수 있록 많은 준비를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KT는 자사가 육성하는 유망 스타트업 10곳과 함께 ‘MS 이그나이트’에 처음 참여했다. MS 이그나이트는 기존 전시 중심 행사와 달리 실무자에게 심층 기술 학습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모델을 만드는 걸 뛰어넘어 이를 활용하는 단계의 얘기가 주로 오갔으며 코파일럿 AI, 보안이 주요 키워드였다고 한다.
다만 행사에 일본인, 중국인은 많이 있었던 반면 한국인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윤 상무와 김훈동 KT컨설팅그룹 AI·데이터 Lead장(상무)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김 상무는 “최근 몇 년간 AWS, 애저 행사들을 가보면 한국인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일본인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 AWS 행사에 많이 치우쳐 있는데, AI 관련된 부분은 MS, 오픈AI가 주목을 받고 있음에도 한국 분들은 안 보여 조금 걱정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KT는 현대자동차 같은 기업들과 애저 위에서 오픈AI 등의 기술들을 어떻게 활용해 AI 전환을 이끌지 논의하고 있는데, 도요타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했던 1단계 내지 1.5단계를 완성해 돌아가고 있는 사례를 (이번 행사에서) 발표했다”며 “전통적 IT 강국이었던 한국인데, 규제도 막혀 있었고 여러 모로 잃어버린 10년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윤 상무는 기억에 남는 발표로 AT&T 콜센터에 AI 에이전트 기술을 접목한 사례를 꼽았다. 그는 “AT&T가 이미 콜센터에 AI 에이전트 기술을 도입해 전환을 시작해 비용 등을 절감하고 있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런 방향성을 보고 있어 그 가능성에 대해 더 확신을 갖게 됐다”며 “‘AI는 무한한데 그 AI를 사용하는 인간은 유한하다’는 발표도 인상 깊었는데, AI 에이전트를 개발해서 우리가 얻는 이득을 잘 찾지 못한다는 주제의 세션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성찰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KT는 이번 행사를 맞아 MS 관계자들과도 많은 미팅을 진행했으며 내년 MS와 함께 ‘안전한(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 출시 등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KT는 MS 기술을 전달만 하려는 게 아니라 이를 한국에 더 적합하게 쓰고자 하는 것에 전략을 집중하는 것이 다른 국내 통신사나 AI 플레이어들과의 차이점”이라며 “한국 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한국적인 부분까지 갖추면서 외산 기술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KT가 최초로 시작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상무는 “MS는 저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회사였고 기술이나 프로덕트 하나를 갖고도 다양한 고객에게 가치를 주기 위한 기술 개발, 서비스에 대해 고민을 참 많이 하는 회사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다른 고객사들과도 협업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는 좋은 사례들을 현장에서 확인하다 보니까 적합한 회사와 파트너십을 잘 맺었다는 확신이 들었고, 또 그런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커졌다”고 덧붙였다.